추리소설의 본고장 중 하나인 일본에서는 많은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인생 추리소설’을 직접 추천하고 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작가가 감명받은 작품을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장르에 대한 깊이를 넓힐 수 있는 훌륭한 독서 가이드가 되죠. 이 글에서는 2024년 기준, 일본 추리작가들이 실제 인터뷰, 북토크, 출판사 기획을 통해 추천한 세계 추리소설 명작을 중심으로, 고전부터 현대까지 다양하게 소개합니다.
1. 일본 작가들이 꼽은 영미 고전 추리소설
일본의 유명 추리작가들은 창작을 시작한 계기로 영미 고전 추리소설을 많이 언급합니다. 특히 애거사 크리스티와 아서 코난 도일은 거의 모든 일본 작가들의 추천 목록에 빠지지 않는 이름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인터뷰에서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내가 처음 본 완벽한 서스펜스였다”며 극찬한 바 있습니다. 그는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한정된 인물 속에서 만들어지는 긴장감이 나의 창작 방식에도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야베 미유키는 『시간의 딸』(조지핀 테이)을 자신의 인생작 중 하나로 꼽으며, “추리소설이 감정과 기억을 이렇게 절묘하게 다룰 수 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라고 했습니다. 그 외에도 『브라운 신부 시리즈』(체스터튼), 『아홉 번의 종소리』(도로시 세이어즈), 『태양은 가득히』(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등은 일본 작가들이 자주 언급하며 감탄한 작품입니다.
2. 일본 작가들이 직접 추천한 일본 미스터리 명작
일본 작가들은 자국의 명작들도 서로 추천하며 지속적으로 계승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신본격 추리소설의 태동을 이끈 아야츠지 유키토, 시마다 소지, 우타노 쇼고의 작품들이 후배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지금도 활발히 읽히고 있죠. 예를 들어, 아비코 다케마루는 “『십각관의 살인』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할 만큼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오리하라 이치는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을 최고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꼽으며, "복잡하지만 정교하게 얽힌 트릭은 독자로서도, 작가로서도 감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쓰지무라 미즈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스터리는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이라고 밝히며, "공포와 심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 서술 방식은 지금도 내 작품에 많은 영향을 준다"라고 언급했습니다.
3. 2024년 추천: 세계 현대 추리소설 중 일본 작가가 감탄한 작품
최근 일본의 신세대 추리작가들은 고전뿐 아니라 현대 유럽 및 미국의 심리 스릴러나 사회파 미스터리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에르 르메트르, 요 네스뵈, 길리언 플린 등의 작가는 일본 미스터리 문단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이름입니다.
우타노 쇼고는 최근 인터뷰에서 “피에르 르메트르의 『알렉』은 사건의 반전보다 감정의 반전이 더 강렬한 작품이었다”고 말하며, “추리소설의 깊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오사와 아리마사는 『나를 찾아줘』(길리언 플린)를 추천하며, “여성 중심 서사 속에 숨겨진 복합적인 인간 심리와 사회적 조건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요 네스뵈의 『스노우맨』은 혼다 테츠야가 “읽자마자 단숨에 몰입하게 된 작품”이라며 추천하며, "복잡한 플롯과 인물 구조가 일본 독자에게도 잘 맞는다"고 평했습니다. 2024년 일본 미스터리 작가들은 전 세계의 다양한 스타일과 시선을 흡수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장르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선택한 현대 미스터리는 곧 장르의 미래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습니다.
4. 결론: 작가의 감탄은 최고의 신뢰
2024년 현재 일본 추리작가들이 추천하는 추리소설 명작들은 단순히 ‘재밌는 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창작자 입장에서 감탄한 구조, 캐릭터, 서사적 깊이를 가진 작품들이며, 읽는 독자에게도 새로운 시야를 제공합니다. 작가들이 추천한 책을 따라 읽는 독서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서 장르 문학의 흐름을 이해하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지금 소개한 책들 중 한 권이라도 읽는다면, 추리소설의 세계가 얼마나 넓고 깊은지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